퇴직금 중간정산 사업주가 거절해도 될까? 부적격 지급 시 가지급금·이중지급 리스크

법인과 개인사업자 대표들이 인사·재무 실무에서 종종 난감하게 마주치는 문제가 소속 근로자의 갑작스러운 퇴직금 중간정산 요구입니다.

근로자가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보증금 마련, 가족의 장기 요양 등을 이유로 금전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조직 관리 차원에서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단순한 급여 가불과는 전혀 다른 제도라는 점입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맹점과 온정주의가 부르는 현금흐름 위험

현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원칙적으로 퇴직 전에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대통령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주택 근로자의 본인 명의 주택 구입, 전세금·보증금 부담, 파산·개인회생, 재난 피해 등이 대표적인 사유입니다.

장기 요양을 이유로 중간정산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진단서 한 장이 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 본인이나 배우자·부양가족 등이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고, 해당 의료비를 근로자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초과해 부담하는 경우 등 법정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직원의 사정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증빙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퇴직금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먼저 지급하면, 나중에는 오히려 직원과 회사 모두가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부적격 사유로 지급된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통기한이 지난 소화기를 화재 현장에 던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당장의 불만이라는 작은 불씨는 잠시 잠재울 수 있지만, 정작 최종 퇴직 시점에는 과거 지급액이 적법한 퇴직금으로 인정되는지를 다시 따져야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 들고 임원실 문 앞에 서 있는 40대 남성

세무상으로도 주의해야 합니다.

법인세법 시행규칙은 현실적으로 퇴직하지 않은 임원이나 직원에게 지급한 퇴직급여를 실제 퇴직할 때까지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보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적법한 중간정산은 예외적으로 현실적인 퇴직에 포함될 수 있지만, 퇴직급여법상 중간정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세무상 예외를 적용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간정산은 직원에게 돈을 지급하기 전에 법정 사유와 증빙을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핵심입니다.

법정 사유 미달 지급의 세무·노무 타격과 통제 기준

경영자가 가장 먼저 알아둘 것은 근로자가 법정 중간정산 사유를 갖추었다고 해서 회사에 무조건 지급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사용자가 법정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역시 근로자가 요건을 충족해 신청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승낙하지 않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자금 사정이나 내부 운영기준에 따라 중간정산을 승인하지 않는 것 자체가 퇴직급여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개별 근로계약 등에서 별도의 지급기준을 정해 놓은 경우에는 그 내용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단순히 “대표가 싫으면 안 준다”는 방식보다 회사의 중간정산 승인기준과 제출서류를 문서로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반대로 법정 사유를 확인하지 않은 채 중간정산을 진행하면 세무 문제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퇴직으로 인정되지 않는 직원에게 지급한 퇴직급여는 세무상 실제 퇴직 때까지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취급될 수 있으며, 당초 퇴직급여로 손금 처리했던 금액 역시 다시 세무조정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세청도 적법한 중간정산이 아닌 퇴직금 선지급을 실제 퇴직 때까지 가지급금으로 본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퇴직 시점 재청구된 퇴직금 산정 내역서와 가지급금 관련 세무조정계산서를 함께 확인하는 사진

여기서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합니다.

가지급금이라고 해서 언제나 일률적으로 연 4.6%의 인정이자가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금전 대여의 적정 이자율은 원칙적으로 법인의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기준으로 하며, 해당 이자율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나 법인이 일정한 절차에 따라 선택한 경우 등에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합니다. 법인의 직원 역시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인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적격 중간정산이 발생했다면 단순히 4.6%를 곱하면 끝이라고 처리할 것이 아니라, 손금불산입 여부, 가지급금 인정이자, 관련 차입금 지급이자의 손금불산입, 향후 회수 여부에 따른 소득처분까지 세무대리인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최종 퇴직금입니다.

중간정산이 적법하게 성립하면 정산 시점 이후부터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새로 계산합니다. 반대로 중간정산이 무효라면 과거 지급액만으로 이전 근속기간이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 퇴직 시 전체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과거에 잘못 지급한 돈은 최종 퇴직금과 절대로 상계할 수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퇴직금 명목으로 미리 지급했지만 법적으로 퇴직금 지급 효력이 없는 금액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사용자가 그 반환채권을 최종 퇴직금과 상계하는 것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퇴직금채권의 압류금지 범위를 고려해 상계 가능한 범위에는 제한을 두었습니다.

즉 실제 분쟁에서는 중간정산의 무효 여부, 부당이득 성립 여부, 상계 범위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가 과거 지급액 전부를 임의로 퇴직금에서 빼 버리는 방식 역시 위험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노무·세무 리스크와 사업주 대응 기준
리스크 통제 항목 노무·세무 실무 기준 주요 법적·재무 위험 사업주 대응 방법
중간정산 거절 법정 사유를 갖춘 근로자가 신청하더라도 사용자가 반드시 승인해야 하는 제도는 아님 단체협약·취업규칙·개별 약정에서 별도의 지급기준을 정한 경우 추가 검토 필요 법정 사유·제출서류·승인절차와 회사의 지급기준을 내부 규정으로 문서화
무효 중간정산과 최종 퇴직금 적법한 중간정산이 아니라면 이전 근속기간이 중간정산으로 종료됐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음 최종 퇴직 시 전체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퇴직금 재산정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음 과거 지급액의 부당이득 해당 여부와 상계 가능 범위를 노무·법률 전문가와 별도 검토
부적격 지급의 세무처리 현실적인 퇴직으로 인정되지 않는 직원에게 지급한 퇴직급여는 실제 퇴직 시까지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볼 수 있음 퇴직급여 손금 부인, 가지급금 인정이자 및 관련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등 세무조정 가능성 법정 중간정산 사유와 증빙을 지급 전에 확인하고, 세무대리인과 회계처리까지 교차 점검
의료비 사유 6개월 이상 요양 필요 여부와 근로자 부담 의료비가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초과하는지 확인 진단서만 확인하고 의료비 부담 기준을 검증하지 않으면 법정 사유 미충족 가능성 진단서·의료비 영수증·연간 임금총액 자료를 함께 보관
DB형과 DC형 법상 적립금 중도인출은 DC형 가입자에게 허용되며 DB형에는 동일한 중도인출 제도가 없음 제도 차이를 무시하고 회사가 임의로 선지급할 경우 퇴직급여·세무 분쟁 가능 DC형 전환 필요성이 있다면 근로자대표 동의와 퇴직연금규약 변경 절차를 거쳐 검토

(자료 확인일: 2026년 09월 11일 / 참고: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제8조·제20조·제22조 및 시행령 제3조·제14조,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법인세법 시행규칙 제22조, 고용노동부 퇴직금 중간정산 실무 안내, 국세법령정보시스템 가지급금 관련 질의회신, 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을 바탕으로 재구성)

재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합법적 거절과 퇴직연금 운영 실무

퇴직금 중간정산 문제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먼저 회사 내부의 승인기준을 명확히 만드는 것입니다.

법정 중간정산 사유와 필요한 증빙을 정리하고, 신청이 들어오면 인사 담당자와 세무·노무 담당자가 함께 확인한 뒤 대표자가 최종 승인하는 구조만 갖춰도 상당수의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회사 자금 사정상 중간정산을 원칙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정책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를 근로자의 신청 자체를 금지한다는 식으로 표현하기보다, 법정 사유 확인 후 회사의 자금상황과 내부 승인기준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고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퇴직연금 제도의 변경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매년 근로자의 계정에 납입해야 하며, 법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가입자가 적립금을 중도인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퇴직금을 회사 내부에 장기간 쌓아두다가 근로자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구조보다, 퇴직연금 계정에 정기적으로 부담금을 적립하는 방식이 회사의 일시적인 자금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DB형에서 DC형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하기 위해 검토 중인 노사 합의서와 퇴직연금규약 사진

다만 DC형이 모든 회사의 정답은 아닙니다.

기존 확정급여형(DB) 제도를 DC형으로 변경하려면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있다면 해당 노동조합, 그렇지 않다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제도를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 DC형으로 바꾼다고 회사의 퇴직급여 관련 책임이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는 법정 부담금을 정해진 기일까지 납부해야 하고, 미납하거나 늦게 납부하면 지연이자 등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DB형 퇴직연금 역시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현행법의 적립금 중도인출 제도는 DC형 가입자를 대상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DB형 가입자가 DC형과 같은 방식으로 적립금을 중도인출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퇴직연금 수급권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은 별도의 법정 요건 아래 검토될 수 있으므로 DB형은 어떤 경우에도 자금 활용이 불가능하다고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사업주가 지켜야 할 원칙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근로자의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회사 자금을 먼저 지급하지 말고, 법정 사유 → 증빙 → 세무처리 → 최종 승인 순서로 처리해야 합니다.

경영자는 사적 대부업자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직원의 어려움을 무조건 외면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움을 주더라도 법에서 정한 틀 안에서 주는 것입니다.

잘못된 온정주의는 몇 년 뒤 퇴직금 재산정과 가지급금 세무조정이라는 형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지급기준과 증빙 절차를 명확히 세워두면 직원에게도 회사에도 훨씬 예측 가능한 제도가 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돈을 지급하는 순간보다 그 돈을 지급해도 되는지를 확인하는 순간이 더 중요합니다.

작성자: 경영 도슨트
자료 확인일: 2026년 09월 11일
참고자료 및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제8조·제20조·제2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4조
고용노동부 퇴직금 중간정산 질의회시 및 실무 안내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22조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중간정산퇴직금의 가지급금 관련 질의회신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성 및 부적격 지급액의 세무처리는 지급 사유·증빙·근로자와 법인의 관계·회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지급 전에는 노무·세무 전문가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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